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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의 역사와 목적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측정하기 위하여 교육부장관의 위탁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마다 시행하는 표준화 시험을 말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전 대입시험이었던 대학입학 예비고사(1969년~1981년)와 대학입학 학력고사(1982년~1993년)가 추론없이 암기만을 강요하는 문제점이 있었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교수들은 ‘논리적 사고를 시험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연구를 거듭하면서 미국의 SAT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SAT를 본떠 '대학입학 적성시험(College Scholastic Aptitude Test)이라는 가칭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연구가 시작되어 1990년부터 1992년까지 7차례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실험평가'가 실시되는등 많은 개발 기간을 거쳐서 준비된 시험입니다.
1990년 4월 28일. 지금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인 당시의 중앙교육평가원이 공청회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여러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개선안을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명칭과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분분했으나 시험의 개념을 '사고력을 측정하는 발전된 학력고사'라고 정립한 후,. 대학교육의 수학에 기초가 될 보편적 학력을 측정하고, 학교에서 배운 능력을 평가하며,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특수직업 적성시험이나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을 측정하는 지능검사와 다르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기존 학력고사 9개 과목을 3개 영역으로 축소하고, 통합교과적으로 출제의 소재를 활용하도록 정하고 1994년 첫 수학능력시험이 치뤄졌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응시영역과 성적 산출방식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교과 외 내용이 출제되지 않는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각 교과서마다 존재하는 교육과정 해설서와 교사용 지도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가이드라인을 정하여 출제합니다. 수학 영역과 탐구 영역은 비교적 교과 지식 내용을 토대로 출제하며 국어 영역과 영어 영역은 각 교과 해설서의 '평가 항목' 기준에만 충실히 하고, 지문 소재는 외부 문헌을 활용합니다.
일각에서는 '왜 배우지도 않은 어려운 과학·철학 지문을 출제하냐', '교과 외 내용 아니냐'라고 오해하기도 하는데, 애당초 국어 영역과 영어 영역 중 독해 부분의 취지 자체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지문을 그 자리에서 읽어내어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문해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누구는 읽어본 적 있는데 누구는 읽어본 적이 없는 지문을 출제해 버리면 평가 자체의 공정성이 훼손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외부 문헌들도 교육부에서 사전에 후보 문서들을 준비해 주고 그중에서 출제위원들과 검토위원들이 토론하여 문제로 출제할 내용을 결정합니다.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시험이기 때문에 표본(응시자 수)이 상당하고, 그만큼 응시자 간의 비교 가치가 높기 때문에 공정성이 크게 확보됩니다. 응시자들이 득점한 모든 로우 데이터를 갖고 평균과 표준편차를 내는데, 이러는 목적은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점수를 보정하기 위해서입니다. 결과적으로 다같이 어려운 시험일수록 고득점자의 점수가 높게 보정되며, 반대로 다같이 쉬운 시험일수록 고득점자의 점수가 낮게 보정됩니다. 쉽게 말해 등수 대로 점수가 나오며 이러한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라고 하고,통계를 갖고 등수 대로 점수를 산출 및 보정하는 시험을 표준화 시험이라고 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 이래로 20여 년간 이 방식을 전반적으로 따르고 있으나,비교적 최근에 일부 과목(한국사, 영어,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되었습니다.
수능 출제자들의 뒷이야기
수능은 주식 시장 개장 시간과 비행기 이·착륙 시간, 관공서·기업의 출근 시간까지 바꿔놓을 정도로 국가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는 시험입니다. 그래서 수능은 출제위원 선발 과정부터 시험지를 배부할 때까지 극도로 심혈을 기울여 진행합니다.
엄선된 대학 교수 300명과 명망 높은 고등학교 교사 180여 명이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으로 투입되며, 이 중 고등학교 교사 중에서만 1차와 2차로 나뉘어 검토위원으로 투입됩닌다. 게다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 직원들과, 대한민국 교육부 학교교수학습혁신과 소속 공무원들, 대한민국 17개 시도 교육청 소속 연구직공무원까지 대거 검토위원 및 예비평가위원으로 투입됩니다. 이미 많이 퍼져 알고 있듯이 문제 출제 시작부터 수능이 끝날 때까지 관련자들은 감옥살이나 다름없는 시기를 보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어떤 교수가 10월 쯤에 연락이 갑자기 두절되었다면 십중팔구 출제 위원으로 감금당한 것으로 간주할 정도 입니다. 들어갈 때에는 교육과정과 관련이 없는 책 최대 10권과, 자신의 간단한 세면도구 등만 가지고 들어갈 수 있고, 인력들은 대략 시험 한 달 전부터 '발신자표시제한 번호'로 연락받고 인적이 없는 장소에서 모여 똑같은 버스로 이동합니다. 인력에는 국가정보원의 보안 요원, 서가에서 책을 찾아다 주는 조교 80여 명, 요리사, 의사, 간호사 등과 함께 출제진들의 생활을 담당해줄 사람들이 동원된다 합니다. 외출은 당연히 매우 엄격하게 통제되며, 가족들과의 연락 역시 일절 금지됩니다. 당사자의 직계 가족이 사망했을 경우에 한하여 장례식을 사유로 외출이 가능하나, 이마저도 장례식장에 경찰기동대 및 보안 요원이 동행하며, 단 3시간만 머무르고 합숙소로 다시 복귀해야 합니다. 상주라도 예외는 없습니다.결혼식이나 돌잔치 같은 경사는 말할것도 없이 불가하고, 대신 입소 전이나 퇴소 후 우편이나 스마트뱅킹 계좌이체로 축의금을 전달하게 합니다.
몸이 아플 경우에도 무작정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출제위원, 검토위원과 같이 들어간 의사, 간호사한테 진료를 받으며, 외부에서 수술이 불가피할 때만 부득이한 사유로 밖으로 나가게 되어있습니다. 전염병이어도 숙소 내에 격리 시설을 만들어 이중으로 격리 조치합니다.